FIRE 🔥 경제적인 자유 Financial Independence (경제적 자립, 독립)과 조기 은퇴 Retire Early의 합성어이다. 작년 겨울 전자책 앱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읽게 된 책 "파이어족이 온다"는 작가의 경험을 통해 파이어를 실천하는 과정과 그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미디어에 소개된 몇몇 파이어족들은 악착같이 절약해서, 또는 투자에 성공해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단순히 화제가 되곤 하는데, 이 책을 읽고나면 파이어가 더 다양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파이어족이 온다
금융위기 후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라이프스타일 혁명
스콧 리킨스 저, 박은지 역
지식노마드, 2019.9.27
경제적 자유는 '경제적'인 것 이상이다
파이어족이 온다의 저자에 따르면, 경제적 자유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와 융통성을 갖는 것이며 파이어족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는 수동적 소득(Passive Income)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를 의미한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처음에는 적극적인 소득이 필요하다. 돈이 돈을 버는 수동적인 자동 소득이 주 수입원이 되기 전까지는 의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이라도 직장인처럼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서 정해진 장소에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수동적인 소득의 비율을 점차 높여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면 시/공간의 제약 안에서 의무적으로 일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경제적 자유는 시간적, 공간적 자유를 누리게 하고 결과적으로 돈 벌이가 되지 않더라도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얻게 한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내 마음대로 하루를 설계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기는 건 실제로 어마어마한 혜택이다. 🆓
부끄럽지만 고백하건데 경제 개념 없이 현재의 즐거움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사회 초년기를 살았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 싫다는 그럴듯한 가치관인것처럼 내 선택을 포장하고 합리화했다. 소확행, 욜로 뭐 그런 것은 알지도 못한 채 말 그대로 깊은 생각과 책임감이 없었다. 심지어 경제적 자유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수동적 소득이 적극적 소득보다 당연히 나쁜 것이라고 인식했다. 내가 살아온 인생에서는 적극적인 인간이 수동적인 사람보다 언제나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까. 뒤에 뭐가 붙었는지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인게 '수동적'인 것보다는 항상 좋은편이었다. 그나마 이 때보다는 나아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
나를 행복하게 하는 중요한 10가지
그렇다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것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내가 행복을 느끼는 중요한 10가지를 몇 주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적어보라고 말한다. 살아가면서, 일상 생활 속에서 실제로 느끼는 행복이 어떤 행동들로 인한 것인지 확인하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물건'을 구입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나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물건을 구입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경제적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중요한 10가지를 생각해보면 특정한 무엇을 가지는 것, 사는 것, 소유하는 것이 일시적인 만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책에서 또 강조하는 것은 돈과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꼭 필요하지 않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금 소비하고 더 오랜 시간을 일할것인지,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저축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돈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매일 한 시간, 30분이라도 더 일찍 퇴근 하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내가 생각없이 소비한 시간과 돈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날들을 출퇴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하루 한시간의 가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더 생산적으로 더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파이어 생활방식은 돈이 나를 위해 일함으로써 돈을 벌려고 내가 남을 위해 일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경제적 자유 = 디지털 노마드 = 파이어?
언젠가부터 이 단어들이 자주 함께 눈에 띄었다. 내가 이러한 삶을 원하기 시작한 이후부터인지도 모르지만 경제적 자유, 디지털 노마드, 파이어는 유사한 특성을 가졌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자면, 경제적 자유의 중요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소득을 위해 나의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어야 하는 삶으로부터 조기에 은퇴하여 수동적인 소득으로 살아가는 파이어를 이룬 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로서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나는 지금 이렇게 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중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고 소득을 늘리는 일이다. 그 다음 가진 돈을 활용해서 최대한 수익을 내야만 한다.
내가 추구하는 FIRE /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최대한 많은 소득 기회를 만들고 그것을 자동화해야 한다. 그리고 저자가 말했듯 파이어를 추구한다고 해서 극단적으로 검소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구두쇠처럼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무리 절약해도 더 이상 아낄 수 없는 것들은 모두 존재할 것이다. 중요한 곳, 가치있는 곳에 써야할 돈이라면 베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쓰지 않고 절약했다가 후회해도 소용없게 된다. 또한 5년 안에 파이어와 같이 지나치게 세부적인 제한을 스스로 둘 필요는 없다. 변화하는 상황에 최적화하며 스스로 가치에 맞게 신중하고 이상적인 판단을 내리면서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점점 늘려가면 된다.
Go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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