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세 의대생이 설립한 서브웨이(Subway) 매각으로 60년 가족 소유 체제 종료

 

전 세계적으로 5만 여개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가 13조원에 사모펀드에 인수되었다. 해외에 나가면 맥도날드, 스타벅스만큼이나 자주 볼 수 있어 어르신들도 반갑게 알아보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샌드위치 브랜드의 창업 스토리와 매각까지 그 배경을 알아보자. 

 

서브웨이, 1000달러로 시작한 샌드위치 사업 

서브웨이는 샌드위치, 랩, 샐러드 및 음료 등을 판매하는 미국의 다국적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이다. 1965년 프레드 델루카(Fred DeLuca)에 의해 처음 설립되었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17살이었다. 의과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족의 지인 피터 벅 핵물리학 박사(Dr. Peter Buck)로부터 1,000달러를 빌려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던 것이 시작이었다. 델루카는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대표가 아닌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가게 이름도 창업 자금을 마련해 준 공동 설립자의 이름을 따 "Pete's Super Submarines"으로 시작했다. 라디오 광고를 통해 '피트의 수퍼 잠수함'으로는 고객들이 샌드위치를 떠올리기 어렵겠다고 판단한 델루카와 벅은 3년 뒤 사명을 "Subway"로 변경했다. 

 

 

피터의 수퍼 잠수함으로 시작한 서브웨이의 첫번째 매장 외관, 피시앤칩스 매장을 떠올리게 한다. (출처: ctpost)

 

샌드위치 만들기나 식품 산업에 대해 델루카는 아무것도 몰랐고 경험도 전무했지만, 50센트 내외의 가격이었던 샌드위치를 개업 첫날부터 300개 이상 판매한 결과 의대를 다닐만큼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었다. 서브웨이의 미국 내 프랜차이즈 사업은 10년차인 1974년 시작되었으며 그로부터 또 10년 뒤인 1984년 글로벌 프랜차이즈 개설을 시작했다. 서브웨이는 2010년 맥도날드보다 더 많은 매장을 보유하며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이 되었으며, 2015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프랜차이즈 1위에 올랐다. 

 

 

서브웨이로 이름을 변경한 뒤의 매장 외관 (출처: Subway)

 

창업자인 델루카는 백혈병으로 2년 간 투병 끝에 2015년 사망할 때까지 서브웨이의 사장을 역임했고, 이후 그의 여동생 수잔 그레코(Suzanne Greco)가 사업을 이어받았다. 주인이 바뀐 때문일지, 소비자의 취향이 바뀐 탓인지 모르지만 이후 서브웨이는 해마다 많은 지점을 폐쇄하며 사업 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했다. 회사 로고를 변경하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재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매출 감소와 함께 경쟁업체로 인해 시장 점유율도 하락해갔다. 미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2022년 8위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끝에 2023년 JP Morgan에게 회사의 매각을 의뢰했다. 

 

 

서브웨이의 공동설립자인 벅 박사(좌)와 델루카(우) (출처: Subway)

 

 

로어크 캐피탈 그룹, 서브웨이를 인수한 사모펀드 

 

서브웨이를 인수한 사모펀드사인 로어크 캐피탈(Roark Capital)은 2001년 설립되었으며,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및 식품, 건강 및 복지,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의 중간 규모 회사를 주로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스킨라빈스, 던킨을 비롯하여 치즈케이크 팩토리, 코너 베이커리 카페, 앤티앤스(프레첼) 등의 지분도 인수한 바 있어 서브웨이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로어크는 서브웨이를 인수하며 전 세계적으로 2만 3천개의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로어크는 이번 거래로 세계 최대 레스토랑 소유주 중 하나로 등극하게 되었다. 

 

로어크 캐피탈의 외식 프랜차이즈 포트폴리오 중 일부 (출처: Roark Capital)

 

서브웨이는 현재 43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샌드위치 및 델리 시장에서 약 23%를 점유하고 있으나 이는 2017년 34%보다 감소한 수치이다. 다양한 메뉴와 새로운 매장을 갖춘 신생 경쟁업체들로 인해 로어크가 서브웨이의 실적 부진을 어떻게 만회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